경비원 갑질 방지 — 시킬 수 있는 일 vs 없는 일 (부당지시 총정리)
"이 정도는 시켜도 되지 않나요?" — 현장의 갈등
경비 초소에는 오늘도 부탁이 몰립니다. "택배 우리 집 앞까지 갖다 주세요", "이중주차된 차 좀 빼 주세요", "화단 잡초 좀 뽑아 주세요", "정문 페인트가 벗겨졌으니 칠 좀 해 주세요." 입주민 입장에선 사소한 부탁이지만, 경비원 입장에선 하나하나가 "원래 내 일이 아닌 일"입니다.
과거에는 이 경계가 모호했습니다. 그래서 경비원에게 온갖 잡무가 몰렸고, 이것이 갑질·부당지시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지금은 법이 "경비원이 할 수 있는 업무"를 구체적으로 열거해 두었습니다. 열거된 것 외에는 원칙적으로 시킬 수 없고, 업무 외 부당한 지시는 아예 금지 대상입니다.
원칙 — 경비원은 원래 "경비 업무"만
경비업법 제7조 제5항은 경비업자가 경비원에게 경비업무 외의 업무를 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여기에 2020년 개정(2021년 10월 21일 시행)으로 신설된 공동주택관리법 제65조의2 제1항이 예외를 만들었습니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동주택 관리에 필요한 업무"에 한해 경비원을 종사하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순서는 이렇습니다. 원칙은 경비 업무만, 예외로 시행령이 콕 집어 열거한 업무까지는 허용, 그 밖의 일은 원칙적으로 불가입니다.
시킬 수 있는 일 vs 시킬 수 없는 일
시행령 제69조의2가 경비원이 예외적으로 할 수 있는 업무를 열거하고 있습니다.
① 시킬 수 있는 업무 (시행령 제69조의2)
- 청소와 이에 준하는 미화의 보조
- 재활용 가능 자원의 분리배출 감시 및 정리
- 안내문의 게시와 우편수취함(우편함) 투입
- 위험발생 방지 범위의 주차 관리: 도난·화재·혼잡 등 위험을 막기 위한 범위에서의 주차 관리
- 위험발생 방지 범위의 택배물품 보관
② 원칙적으로 시킬 수 없는 업무 (열거되지 않은 일 — 예시)
- 대리주차(차량을 대신 운전해 옮겨 주는 것): 단순 안내를 넘어선 대리운전성 주차는 열거 업무 밖입니다.
- 택배·우편물을 각 세대 현관까지 직접 배달
- 도색(페인트칠)·조경(나무 전지)·제초 등 시설 유지보수 작업
- 개인 심부름, 사적인 업무 지시
- 그 밖에 시행령에 열거되지 않은 잡무 전반
주의할 점은 "미화의 보조"의 범위입니다. 눈이 왔을 때 소량을 함께 치우는 협조가 여기 드는지는 해석이 갈리는 논점이라, 대규모 제설·제빙을 경비원 단독 업무로 지시하는 것은 다툼의 소지가 큽니다. (제설 포함 여부는 발행 전 재확인)
부당지시·불이익 금지 — 갑질을 막는 핵심 장치
공동주택관리법 제65조의2 계열은 두 가지를 함께 금지합니다.
- 부당지시 금지: 입주자등은 경비원 등 근로자에게 이 법 또는 관계 법령을 위반하는 지시·명령을 하거나, "업무 이외에 부당한 지시·명령"을 해서는 안 됩니다.
- 불이익조치 금지: 경비원 등 근로자가 이를 신고하거나 문제 삼았다는 이유로 해고 등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여기서 "입주자등"에는 동대표·입주민이 포함되므로, "나는 관리주체가 아니니 상관없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개인 입주민의 부당지시도 규율 대상입니다.
안 지키면? — 과태료
부당지시·불이익 금지를 어기면 공동주택관리법 제102조(과태료)에 따라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됩니다. 실무 언론은 이 위반을 "제102조에 따라 최대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로 소개하기도 합니다.
다만 이 위반의 정확한 과태료 조문 호수와 금액(1천만원 이하인지 500만원 이하인지)은 자료마다 표기가 엇갈립니다. 부과 여부·금액은 관할 시·군·구가 조사 후 결정하므로, 실제 사안에서는 관할 지자체 또는 국토교통부에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실무 체크리스트 — 관리주체·입대의가 챙길 것
- 우리 단지가 경비원에게 시켜 온 일 목록을 뽑아, 시행령 제69조의2 열거 업무에 드는지 하나씩 대조.
- 대리주차·세대 직접 배달·도색·조경·개인 심부름 등 "열거 밖" 업무는 지시 중단하거나, 별도 인력·용역으로 재설계.
- 근로계약서·업무분장표에 담당 업무를 명확히 기재(무엇을 하는지, 무엇은 안 하는지).
- 입주민 대상 안내(게시판·앱): "경비원에게 시킬 수 없는 일" 공지로 민원 마찰 예방.
- 부당지시·갑질 신고 창구를 두고, 신고를 이유로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원칙을 문서화.
마무리
정리하면 경비원 갑질 방지의 핵심은 "경비원 업무 범위는 법이 열거한 것뿐"이라는 점입니다. 청소 보조·재활용 감시·안내문 게시·위험방지 범위의 주차·택배보관까지가 허용선이고(공동주택관리법 제65조의2, 시행령 제69조의2), 그 밖의 부당지시는 금지되며 위반 시 과태료(제102조) 대상입니다. 관행으로 시켜 온 일부터 점검해 역할을 다시 정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입니다.